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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30년 넘게 충치 한번 없던걸 자랑스럽게 생각해왔지만....


3-4년 쯤인가요.. 오른쪽 어금니 쪽이 살살 아파오면서 잇몸이 붓기 시작합니다. 충치한번 없고 태어나서 치과는 중학교 때한번 군대서 한번 스켈링 받아본게 다였는데.. 갑자기 치통이라니. 당황하였지만, 증상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간헐적으로 일년에 두어번 그런 통증을 보여오던 녀석이  끝내는 턱까지 부어오르게 만들고 통증도 만만치 않게 느껴지게 만들었습니다.

"아 올것이 왔구나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사랑니라는 녀석인거구나.. 잘못 엎어져 나면 이빨을 으스러 뜨려야 하고. 마취 풀리면 반나절 엉엉 울며, 밥도 제대로 못먹는 다는 그 사랑니구나.."


의정부에서 가장 사랑니를 아프지 않게 잘 뽑는다는 치과 검색을 반나절.. 사랑니에 수면마취를 한다는 곳도 있어. 아 이게 그정도로 죽을정도의 고통이란 말인가... 맘의 준비를 가다듬고, 겉으로는 태연한척. 그렇게 의정부역 2번 출구 인근의 치과를 검색해서 용기있게 들어갑니다.

군대치과라는 것이 치과같이 생기지도 않았던 걸 생각하면. 중학교 때 가물한 기억의 치과가 다인것을, 치과 돈 많이 번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화려한 병원은 처음 봅니다. 안에서 들리는 기계 갈리는 듯한 소리에 흠칫 흠칫 놀라면서. 애써 떨리는 몸을 태연한척 하며,

간호사의 증상을 물어봄에 애써 외면하고자, 사랑니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며 그저 안쪽 잇몸이 부어오르고 통증이 있다라고만 이야기 하였지요.. 지금껏 사랑니 한번 없었기에 지금쯤 사랑니는 어찌보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거라는 숙명적 만남을 거부하고 싶었습니다.

간호사의 손에 끌려, 마치 시력검사 하는 듯한 공간에 앞니로 작은 홈을 물고 손잡이를 잡고,

파노라마 치아 x-ray 를 찍습니다.

출처 : 서준아빠 Dr박의 치아교정이야기 블로그
위 엑스레이에 보이는 좌우 네귀퉁이 사랑니 전 그거 없이 깨끗했습니다. TT 근데 엑스레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깨끗해 보여도 치아와 치아 사이에 아주 작은 하얀색이 보이게 되는데 그게 치석이랍니다. 칫솔이 닿지 않는 곳까지 흑

그리고 담당 선생님 오기전에 x-ray를 간호사분과 함께 보고 있는데.. 어라 이건 인터넷에서 뒤지던 사랑니 x-ray가 아닙니다. 네 귀퉁이에 사랑니로 보일만한 치아의 흔적이 보이질 않습니다.

흠 아무나 볼수 있는게 아니구나, 어딘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숨겨져 있는것을 선생님이 알려주시는게야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간호사가 먼저 말을 해줍니다.

" 풍치가 심하시네요.."
'어라 풍치!!!'
"그그럼 사랑니는 업는 건가요?"
물으니
"네 사랑니는 없으세요!!"



하늘을 날아가는 듯한 안도도 잠시.. 풍치... 풍치.... 치주염 만성 치주질환..... 친구에게 말해보니 " 야 그건 40살 넘어야 걸리는거 아니냐" 나름 이빨은 잘 닦는다고 생각하고 살고 군것질 거의 하지 않고, 당연히 단것도 좋아하지 않고, 30년동안 자그마치 스켈링을 두번"(?) 받았거늘
치태가 모여 치석이 되고, 세균덩어리인 치석의 공격을 받아 잇몸이 주저앉아 버리는 풍치라니..

사랑니가 보이지 않아, x-ray에 기뻐하고 있던 기분은 채 3분도 가지 못하고, 풍치는 치료가 쉽지 않다. 먼저 기초 스켈링을 하고 그다음에 치아 뿌리까지 스켈링을 마취를 하고 진행을 해야 한다.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상태를 보면서 부분부분 스켈링을 진행해야 한다

라고 하십니다.

 

 

원래도 존경스러했지만 새삼 존경합니다. 허준 선생님
동의보감엔 치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치상이 무엇이냐고요? 
동의보감 외형편 권 2를 보면 [치아에 황흑색의 것이 부착되어 있는데 마치 물렁뼈의 모양을 하고 있다]하여 이를 '치상'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치태, 치석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치아를 고치려면 [우선 이물질이 끼어 있는지  잘 살펴서 있다면 감도로 긁어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감도라는 것은 요샛말로 치과에서 쓰는 일종에 매스를 얘기합니다. 그러면서 동의보감은 계속합니다.
[만약 그렇게 감도로서 이 치상, 치석을 긁어내지 않으면 치아가 잇몸에 붙지 않고 들떠서 떨어지게 된다]라고  했고 [이 뿌리가 노출되어 치아가 동요하는  것을 소금으로 고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소금으로 마찰을 하고 따뜻한 열탕을 만들어서 양치질 하기를 100번 반복하면 5일만에 치아가 굳어진다, 그리고 잇몸 출혈에도 [소금물로 양치하면 즉시 낫는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출처 :
http://blog.daum.net/yszhang0316/18369244

 

아아!!~~ 마음을 가다듬고, 나오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풍치에는 죽염과, 자귀나무등이 좋다 합니다. 스켈링이 꼭 필요할까. 저렇게 강력한 죽염과 자귀나무를 같이 사용하면, 우리나라 민간요법만큼 우수한게 어디있겠어. 이런 저런 3단 콤보의 위로를 해보지만, 동의보감 허준 선생님 마저, 치석은, 온갖것으로도 사라지지 않아, 동으로 만든 꼬챙이 같은걸로 긁어내야 한다는 글을 읽은 순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결론은,
평소에 치아관리를 잘하자
스켈링은 두려워도 주기적으로 받자..
역시나 군것질은 좋지 않다.


이것 보다도, 조선시대에 이미 현재 치과에서 보고 있는 치석 긁어 내는 방식을 알아내고 있었던 동의보감 허준 선생님에 대한 경탄스러움이었습니다. 짬나면 동의보감을 정독해 봐야겠습니다. ㅎㅎㅎ

혹여 잇몸이 부어오른다던가, 통증이 살살오거나, 치아가 흔들리는 것 같으면 겁먹어서 더 방치하지 마시고 당장 치과로 달려가세요 TT 느끼지 못하는새에 우리의 세균들이 열심히 잇몸을 갉아 먹고 있습니다. 흑흑


못난 블로거의 풍치 치유를 기원하며 위로의 추천이라도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