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가 없이도 걷는것 만으로 여행이 되는 것이 제주올레길이며 올레길을 걷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작은 사물 하나하나가 여행 그자체가 됩니다.
사진으로 소개해 드릴 이 산책로는 많은 분들에게 이미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제주도 해안도로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하귀~애월 해안도로.. 거기에 차의 길이 있다면, 해안도로가 끝나는 지점 무렵 애월 곽지리에 바로 이 산책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출처 : http://csjeju.com/APP/bbs/board.php?bo_table=tourinfo4&wr_id=4
해수욕장의 시작 지점에는 제주도의 새로운 문화 하나가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
옥빛의 곽지과물 해수욕장부터 슬슬 걸어봅니다.
시야가 탁 트이는 수평선에 맑은 물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전혀 지루할 수 없는 길입니다.^^
가는길에 해수욕장 모래를 열심히 파는 아이들을 발견했습니다. 여느 모래사장처럼 모래성이나 쌓는줄 알았지만, 사실 이녀석들은, 조개잡이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모래를 파다보면 손끝에서 위 사진에 갈색 모양의 조개들이 걸려나옵니다.^^
모래사장 걸이가 끝나면 본격적인 산책로 코스가 시작됩니다. 바다쪽으로는 하얀 모래가 보이지 않고, 검디 검은 현무암이 빚어낸 기암괴석들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사진에 찍히지 않았지만, 모델로 서있는듯한 각 바위들은, 이미 이름이 다 붙여져 있습니다. 어느 사진가가 바위들을 찍어 이름을 지어주고, 산책로 중간중간 사진들을 전시해놓았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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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 시인의 꽃이 떠오릅니다.
작은 언덕 하나하나 넘을때마다 탄성을 부르는 길의 곡선과 좌우로 펼쳐지는 싱그러운 녹색과, 경이로운 검은색의 조화는 길을 걷고 있지만, 발에 전해지는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감성을 끌어올려줍니다^^
정식으로 해수욕장으로 개장하지는 않지만, 산책로 중간에는 조용하게 나만의 해수욕을 즐길만한 공간이 나옵니다.^^ 눈에 보이는 바위들 틈새에는 거북손, 배말, 고동, 작은 소라등, 조금만 시간을 내면, 눈뿐만이 아니라, 혀의 즐거움까지 선사해 준답니다.^^
짙은 파란하늘에, 찬란한 옥빛 바다, 스케치북에 검정색칠이 되어질것 같은 현무암들 누군가 그려 놓은 듯한 조화로움은
그저 그 경이로움에 탄성을 내지르는것밖에 할수 없게 만듭니다.^^
산책로를 걷다보면 개와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미국 해수욕장에서 놀랐던 것중 하나가 사람들이 그렇게 개를 많이 데려온다는 겁니다. 해수욕장 끝자락에서 크게 바라보고 있으면, 개와 사람의 비율이 거의 1:1... 우리나라 바다를 생각하면 잘 적응이 되질 않았는데,
개를끌고 산책하는 사진속 저 분의 여유로움에는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산책로 끝자락 자동차가 다니는 길까지 올라가서 길을 내려다 봅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세상 모든것의 색깔이 신비롭게 변하는 무렵, 어느새 머리를 뒤엉키고 있던 잡념들은 잠시 잊은지 오래입니다.
시간을 맞춰가면, 근사한 일몰이 기다립니다. 일출도 일몰도, 생각보다 해의 움직임은 빠릅니다.
해가 지는 황홀경에 빠져있다보면 어느새 해는 완전히 지고 어둠속을 헤매이기도 하지요
산책로의 끝에서 제주도 여행 잘 알려진 맛집중의 하나로 꼽히는 키친애월을 만납니다. 각종 커피와 간단한 음료 맥주를 마실수 있고, 식사류는 딱 두가지, 해물덮밥과 수제 돈까스를 맛보여주는데, 그 분위기와 정취 음식맛은
여행에서의 휴식은 이런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언젠가부터 걷기의 여유, 느림의 미학 올레길에서 사람들의 급함을 느끼게 됩니다. 제주도에서만큼은, 조금은 더 천천히, 조금은 더 여유롭게, 조금은 더 많은 것들을 눈에 담아가며, 그공간에서 만나는 많은 것들속에서 휴식을 꾀할수 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