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PD가 이번 편을 준비했던 이유는 소통의 중요성인것 같습니다. 1년간 방송을 함께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울고 웃고 함께한 멤버들에게 어느정도의 진정성과 어느정도의 장난기를 섞어서 고맙고 서운했던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거죠..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한해를 정리하며 또는 하루를 정리하며, 함께하는 스쳐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소통하지 못함으로서 오는 답답함과 엇갈림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오늘 무한도전이 나눈 고마움과 서운함의 소통이 정말 사람간의 관계에서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지를 우리의 일상에서 실천하면서 느껴봐야 할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널직한 교과서에 펼쳐져 있던 달빛 아래 형제들의 포옹을 보고 어린마음에는 그저 감동이나 눈물보다는 '착하게 사는게 좋은 거구나' 하는 막연한 가르침을 받았었습니다.
지난주 의좋은 형제 시작을 보면서, 그래봤자 이런환경에서 어떤 감동이 있을까. 그저 '뭥미'로 나눔의 의미를 끝까지 마무리하겠다는 하나의 이벤트로만 받아들였었죠. 하지만 그런 의미조차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박명수의 진지함에, 정형돈의 눈물에, 생각지도 못한 솔직함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어디선가 누군가 그랬습니다. 쌀 몇포대로 이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해내는 김태호 PD가 존경스러울 지경이라는.. 근데 상황이 연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정말 감동을 준것이겠죠 그리고 그간 무한도전을 보아오고 응원해 왔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말투 하나, 표정 하나에서 이런 행동들이 연출이거나 가식이거나, 스스로의 설정이 아닌 정말 마음에서 멤버들을 걱정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기에 어쩔수 없는 눈물을 흘렸던 것 같습니다.
서로의 캠에 비친 서로의 모습 속에서 아마 시청자들보다 그들 스스로가 가장 큰 감동을 느꼈을 겁니다. 그런 감동만큼 비례해서 다음날 서로 찾은 모습에서 그 어색함과 뻘쭘함을 감당하기 어려웠겠죠.
개인적으로 박명수에게 큰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의 악역이 컨셉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속깊게 멤버들을 조율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의 인간됨을 알수 있었습니다. 카메라에 섬세하게 잡힌 그의 표정과 눈빛은 그 걱정됨이 진실됨임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마치 그의 인생극장 한편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박명수는 이번 회차 방송의 의도를 읽자 마자, 아무래도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고마운 사람에게 쌀을 주라했지만, 시작부터 박명수는 혹여 쌀을 받지 못해 상처 받을 다른 멤버들을 걱정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하니까요?
그렇게 누구보다도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던 박명수의 쌀통에는 그의 안경에 김이 서리게 만드는 길이의 오렌지 음료수 까지 총 3개의 마음이 도착해 있습니다. 잠깐 눈물짓다가 자기에게 2개가 몰리게 되자, 형돈이가 쌀이 없을것이라며 또 길을 나서는 박명수의 모습에서 정말 뭉클 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김태호 PD가 또하나 말하고 싶었던 것은 표현의 소중함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감정표현에 정말 인색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입니다. 표현 그대로 손발이 오그라들어버립니다. 그런 말을 들을때는.. 마음이 있더라도, 그 마음을 알더라도, 그것이 표현되었을때, 그 표현을 받았을때는 알수 없는 무언가가 솟구치고 그것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죠
많은 분들이 생각하셨을것 같습니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언제였던가.. 하고 말이죠..
습관이 되지 않아 그 말을 듣는데에도 그 말을 하는데에도.. 보는데에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어색함을..
아마 그 마음을 확인할수 있는 기회들을 손발이 오그라들어도 시간을 준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김태호 PD는
하나 아쉬운 것은, 스텝들과의 감정교류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무한도전이 멤버간에 소통이 정말 잘되고, 스텝과 배우간에 소통이 정말 잘되고, 방송과 시청자간에 소통이 정말 잘되는 레전드 방송으로 주욱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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