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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국립공원에 공구리를 치다니 TT

얼마전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은 의정부 시찰(?)을 하기 위해서 시청쪽 산길로 무작정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운곳에 의정부를 한눈에 내려다볼수 있는 맑은 곳이 있다는것에 감사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예비군 훈련이나 기타 군훈련 때 사용할것으로 보이는 모기 그득한 참호는 의정부가 전방에 인접한 곳임을 알게 해줍니다.



올해는 비가 몰아서 억수로 쏟아지더만 근 한달동안 비가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도 유량이 꽤나 될것 같은데, 지금은 간신이 이곳이 물이 흐르는 곳이구나를 알수 있을 정도의 유량이었지요.. 물이 너무 깨끗해서 물이 적당량 모여있는 곳에는 가재가 있을 법하더군요^^




물이 많지는 않았지만,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렇게 맑은 계곡물을 볼수 있다는게 정말 기분이 좋더군요^^




양갈래 북한산 둘레길중 제 시선을 확 끈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안골계곡이었습니다.

의정부를 와서, 가장 가까운 계곡이 어디있을까 수소문을 해도 대부분 나오는 것이, 포천까지는 가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계곡이라고는 하지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직동근린공원이라는 테마공원은 가벼운 산책로부터 가다보면 축구장 간단한 헬스기구, 아이들 놀이시설 까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자연과 어우러지게 잘 꾸며 놨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남녀노소 많은 분들께서,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안골계곡으로 안내할 모양입니다.





가는길에 약수한잔 먹고 갑니다. 저 위에 작은 PT병이 왜 있나 궁금했는데, 물이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는 통해 다음 사람을 위해서 미리 물을 모아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숲을 뚫고 거의 다 내려왔다 싶을 찰라에 나무사이로 보이는 푸르른 무엇이 있었으니, 이제 계곡에 당도한 것입니다.



놀라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물에 들어가지도 못할 무릎 깊이도 안될, 작은 규모의 졸졸졸 개울물을 생각했는데, 날이 많이 가문데도 불구하고, 난 제법 볼품있는 계곡이라며 과시하는듯 보였습니다.




며칠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라 아이들이 다이빙을 하며 놀고 있었습니다. 물은 말할수 없이 깨끗했지만, 바위들이 날이 서있고,물이 얕을것 같아 내심 걱정했지만, 덩치있는 녀석이 다이빙을 해도 될 정도로, 생각보다 물의 깊이도 꽤 되어 보였습니다.




가물었던지라 위에 아이들이 다이빙 하면서 놀던 곳  밑쪽으로는 물이 군데군데 고여있었습니다. 한참 가물때에는 계곡 물고기들은 바위밑에서 썩어 죽기도 하는데, 다행히 물이 아직은 남아 있어 작은 웅덩이인데도 제법 많은 물고기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볼수가 있었습니다.



그 밑으로는 흉물스러운 다리가 하나 자리잡고 있었고,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였습니다. 용기를 내서 아래 구멍으로 들어가보았는데, 생각외로 멋진 풍경에 그저 헤벌죽 미소만 짓고 있었습니다.



낡은 건물들이 특이한 모양새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 멀리 천막을 처놓은 것도 보이고, 아마 가게도 몇개 자리잡고 있겠지요



경계가 콘크리트이고, 멀리서 보니, 물안에 의자로 자리를 잡고 술을 마시는 것을 보니 그다지 달갑지 않았지만, 그런데로 나쁘지 않은 풍경이라 생각하며 계곡을 따라 걸어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철지난 두릅도 보입니다. 매년 두릅을 따러 괴산 화양동 계곡을 가곤했는데, 요 몇년 가보지 못해 서운하던 차에 반가운 마음이 앞서더군요^^




아 근데 이게 뭡니까... 미소짓고 있던 제 얼굴에 당황을 넘어선 분노에 가까운 표정을 짓게 만드는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계곡 옆에 돌들에 공구리를 치는 것도 모자라서 시멘트 개는 고무다라를 물한가운데에 빠뜨려놓고, 물은 시멘트가 잔뜩 섞인 채로, 죽음의 회색빛을 띄고 있는 겁니다.


이분들은 이곳에서 천막을 치고 술과 음식을 파는 분들입니다. 보아하니 올 여름 대목 끝내고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서 작업을 하고 계신듯한데, 아무리 계곡을 끼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자연은 자기들 것이 아님에도, 거기에 마음대로 공구리를 치고, 물에 시멘트 가루를 펑펑 섞어가며 공사를 하는것에 어느새 저도 모르게 얼굴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탁해진 물색깔을 보십시오 TT물론 자연의 힘으로 정화가 되기야 하겠지만, 자신들의 밥줄이기 이전에 모든 국민이 주인인 이 위대한 자연을 자기들의 편의를 위해서 망치고 있다는 것에 화를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고양이도 신기한지 계곡 중간에서 멍하니 물을 바라봅니다. 행여나 고양이가 물을 먹을까 물 밖으로 훠이훠이 쫓아버렸습니다.



아픈 가슴을 안고, 길로 합류해 내려오다 보니, 이 물길은 저 멀리 시내로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가는길에, 또 안타까운 광경을 접하고 맙니다. 이 물은 오른쪽 위편에 있던 카페자리에서 내려오던 물인데, 이물이 카페 폐수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과없이 흘러내려 아래 사진과 같이 물을 오염시키고 있었습니다.



거의 다내려오니거대한 표지판이 자리잡고 있는데 크게 씌여진 안골계곡이라는 글씨보다 '국립공원'이라는 글씨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국립공원에서 사익을 위해서 훼손하고 오염시키는 그 광경이 머리에 다시 되뇌어 지고 있었습니다.




고층아파트까지 있는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물을 볼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은 모양입니다. 생각외로 도심을 따라 흐르는 물이 깨끗한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긴 했지만,
위에서 봤던 이기적인 마음들이 더 커져서 이 맑음을 더 훼손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위쪽 상황은 이번 한번만 공구리가 쳐진 것이 아닙니다. 쭈욱 자기네들 가게를 따라서 공구리를 쳐왔고, 앞으로도 그들의 편의를 위해서, 더한것도 할것 같습니다.

혹시 관계자 분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최소한의 계도 활동이라도 펼쳐서, 깨끗한 계곡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사뿐히 추천 부탁드립니다. 글쓴이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