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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에 대한 단상

무한도전 '그랬구나', 옆집 N주부를 보니 그저 웃을수는 없더구나!!!



이글을 쓰려고 하다보니 어느새 내일이면 무한도전이 하는 날이군요^^


"그랬구나 미안하구나 이제야 알겠구나
"

몇글자 되지도 않는 문장으로 많이도 웃을수 있는 한주였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여러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새삼스럽게 이 문장들에 그냥 웃고 지나칠수만은 없었던 코드들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가장 단순한 의미로 받아들이자면 길에게 변명의 시간을 내준듯 자체적으로 꾸짖는 화법으로서 사용합니다.

길을 보호하기 위해 그랬구나!! 알겠구나!!.

지난주 방송되었던 무한도전을 쉽게 정리하자면, 길에 대한 김태호 혹은 무한도전의 보호본능, 방통위에 대한 어여쁜 디스라고 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길은 무한도전을 함께 한 이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길이 참여하고 있는 다른 예능과 비교해서도 다소 섞이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네티즌들에게 돌맹이를 맞아왔고, 한동안 무한도전에서 사라져달라라는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도가 넘은 일부 네티즌들은 무한도전 기사들만 찾아다니며 조직적으로 길을 무한도전에서 아예 제외시켜버린듯한 댓글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이런 시선들에 대해서 길과 김태호 PD가 모르고 있었을리 없습니다.


김태호 PD가 가장 쉬운방법으로 한줄 자막을 통해 길을 두둔하는 메세지를 보냈다면, 길에 대한 논란이 사그러지기는 커녕 길은 김태호 PD 뒤로 숨어 버렸다라는 비판적 시각을 피할길이 없었을런지 모릅니다.

김태호는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직설적인 표현과, 표정하나 바뀌지 않는 천상 개그맨인 박명수를 통해서 대놓고 길에게 분발을 요하고, 시청자들에게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길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이미 길은 무한도전의 한 구성원이며 길 스스로가 혹은 무한도전 스스로가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가겠다는 메세지를 던져주고 있었습니다. 박명수의 길에 대한 그랬구나는 무한도전에서 길을 보호하기 위한 김태호 PD의 노림수 있는 한방이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정말 저녀석 한대 패줘야겠구나 하는 녀석이 눈에 띄다가도 친한 동생녀석이 그 녀석을 먼저 꾸짖고 한대 쥐어박으면, "흠 그래!! 나까지 나설필요는 없겠구나" 하는 비슷한 심리를 이용해서 말이지요..

그랬구나, 길 너에게 이런저런 '핑계'들이 있었구나.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일일이 그런것까지 이해해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구나.
니 스스로 깨닫고 자리를 잡아나가는 수밖에 없구나!!!
  





공감과 치유의 화법인듯한데 무한도전에서는 그렇게 들리지 않습니다...

그랬구나!! 공감의 화법(?), 존중과 배려에는 어느정도의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멘트를 무한도전에서가 아니라, 아침방송 부부클리닉 류의 방송에 접했다면 어떤식이었을까요?

"그랬구나. 엄마 때문에 힘들었구나. 시부모 봉양하다보니 숨이 막혀왔구나. 이제야알겠구나."

부부가 손을 잡으며 눈물을 흘릴수 있는 상대방에 대해서 몰랐거나 오해하고 있어던 사실들에 대해서 정신적인 유대의식을 강화시키는 심리학적으로 중요한 화법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데 있어서, 말하는것 보다 더 중요한것은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잘 들어주는것에 있어서 또한 중요하것은, 상대방의 이야기에 대해서 잘 듣고 있다는, 잘 들었다는 추임새를 넣어주고, 그에 대해 끄덕여 주며 공감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대화는 사람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존중과 배려의 시작입니다.

"그랬구나"
라는 단어에서 강한 공감의 표시를 ,

"엄마 때문에 힘들었구나 시부모 봉양하다보니 숨이 막혀왔구나",
하는 문장에서 내가 그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널 몰아부쳤구나 하는 나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는 표시를

"이제야 알겠구나"

라는 문장에서 이런 오해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해서 앞으로 너를 더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할게 라는 해석되는 문장 이외의 함축된 의미전달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똑같은 표현이 무한도전을 통해 연출이 되니. 이건 존중과 배려의 제스처가 아니라, 반목과 비아냥의 제스처가 되버리고 맙니다.



박명수와 정준하의 대화를 통해서, 대화는 그럴듯 하게 들리지만, 결국 서로가 상처를 받는 모습속에서(물론 연기겠지만요^^), 존중과 배려의 가치가 도외시 되고 자기변명만 강화될수 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전해지는듯 했습니다.

누군가를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것은, 나에게 있을 어느정도의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점은 사회기반이 취약하고 무분별한 경쟁만이 강요되다보니, 누군가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내가 손해를 감수하기에는 당장의 내 삶이 너무 퍽퍽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그랬구나'까지입니다. 그리고 공감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려 하는데에는 인색해 집니다.





이제 그랬구나 이제야 알겠구나는 더이상 진지한 화법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어줍잖은 변명에 대한 비웃음

짤막한 상황극 하나 만들어볼께요^^
제가 아는 어느 N주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옆집사는 아주머니이기 때문에 아마 다른분들은 잘 모르실거에요. 그녀는 평소에 대화에서 '몸사리기식 화법'을 자주 구사합니다. 바로 나는, 내가, 라는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인데요.. 그녀가 무책임한 언행을 한다거나, 자기 사리사욕만 채우기 위해서 남들을 이용해 먹는다거나, 그녀의 남편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잘못을 할경우, 나는 내가 라는 단어가 빠졌다는 이유로 요리조리 잘 빠져 다닙니다.

한번은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동네 뒷산에 작은 절이 있는데 근처 교회 못된 습성을 가진 교인 몇명이 절에 들어가 불상을 앞에두고 기도를 하고 오기로 했답니다. 이 일이 이슈가 되어서, 몇몇 교인들의 잘못된 행위를 고발하려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던 찰라에 그녀가 등장했습니다. 평소 그릇된 교인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던 그녀가 카메라를 보면서 화들짝 놀래면서 하는 말이,

"이런 행사를 하는지 몰랐어요 우연찮게 근처를 걷다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그러더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조용하게
"오늘 기도하는 곳이 어디죠?"

라고 물어봅니다.

동네 사람들은 이 사건이 있은 후로 이 N여사에 대해서 이렇게 비웃어 주고 있습니다.

"그랬구나. 거긴 모르고 우연찮게 갔던 거였구나.!!! 오해해서 정말 미안하구나.. 이런 행사를 하는지 몰랐다는데 주어가 빠져있구나, 다음에 동영상을 봐도 '그녀'가 몰랐다는 말은 회피가 되겠구나. 이제야 알겠구나 !!!"

어떤 사건에 대해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일삼는 무리들을 위해 시원하게 던져줄수 있는 위장막을 씌운 비아냥의 메세지로서  들이댈수 있을것 같습니다.



한동안은 이 문장들이 진정한 공감과 유대의 메세지로 전달되기에는 힘들것 같습니다. 무한도전의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 진지함으로 가려다가도 웃음보가 터지고 말것 같습니다. 뭐 달리 생각해보면, 현실은 도외시한채 도덕교과서만 강요하는 위정자들이나 권력자들을 신나게 비아냥 거릴수 있는 새로운 소재가 생겨서 속시원하게 느껴질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그랬구나!! 4대강은 진정 친환경적인 사업이었구나.. 그래서 초목들은 다 베어내고 공구리를 치고 있었구나.. 이제야 알겠구나!!!"

출처 : http://www.vop.co.kr/A00000288255.html

같은 곳이라는게 믿겨 지십니까? 며칠전 의정부에 자리를 잡은 잉어떼
2011/09/28 - [끄적끄적] - 중랑천, 장관을 이룬 잉어떼의 습격!!!
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공간을 알지는 못했지만 얼마나 원했었는지 느낀바 있었는데,
도대체 이런 콘크리트는 어떤 누가 원했던 것일까요?

"그랬구나!! 한미 FTA는 진정 국민들을 위한 것이었구나!! 그래서 뼛속까지 친미라고 이야기 하면서 친미가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었던 것이구나.. 이제야 알겠구나!!!"

출처 : http://blog.ohmynews.com/weall/160212

출처 : http://cenniction.egloos.com/9868365


뭐 이런식으로 말이죠. ㅎㅎ

선거가 어느새 열이틀 정도 남았습니다. 우리가 그랬구나 단어를 진정한 공감의 의미로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여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는 모를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위에 N주부 처럼,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지역사회인들을 기만하고, 말도안되는 변명만 늘어놓을 것 같은 사람은 뽑지 말아야 할것입니다.!!!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공감하고 존중하고 배려하자!!!
너의 어처구니 없는 변명에 우리들은 서로 공감하고, 더욱 강하게 연대하며 너를 경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