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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화장실 들어갔다가 깜짝 놀란 사연.

그 전날 밤 늦게까지 한잔 들이키고. 늦잠을 자니라고 아침 10시경에 부시시 화장실을 들어갔습니다. 제가 눈이 많이 안좋은 편이라서, 안경을 끼지 않으면. 선명하게 보이는 범위는 30센티 안팎이에요. ㅎㅎ 무슨일이야 있겠어. 하면서. 어제 놀란 속을 좀 달래주러 앉았는데..


전 이걸 보고 처음에는 아래 사진 같은 흔히 볼수 있는 화장실 배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잠결에 눈도 멀었으니.. 근데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한번 더 보니 이놈의 배관이 움직이는 겁니다.  어라 먼가 이상하다. 내가 꿈을 꾸고 있나. 아직 전쟁이 시작전이라. 뭐가 이상하다 싶어. 자리를 일어나 안경을 챙겨옵니다. 순간깜짝 놀랐습니다. 흐억..

움직이는 배관의 정체는 비암이었습니다. 어여쁜 꽃뱀


놀란 마음 가다듬고 오랜만에 보는 어여쁜 녀석인지라, 사진한장 찍으렴 하고, 쓰레기통 치워주니.. 지 몸뚱이 색이랑 비슷한 배관 옆에 자리를 틉니다.

뱀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언젠가부터, 생활속에서 너무나 멀어진 녀석들이라 생각하니, 반갑고,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터전을 잃어가는 셈이니 측은하기도 하고. ㅎㅎㅎ

우리 아부지가 보셨다면, 당장 잡아 뱀술을 담그셨을테지만, 집게로 집어 뒷담 수풀속으로 놓아주었답니다.

청주에서 대산으로 자리가 옮겨지다보니, 출퇴근은 서산과 태안 접경, 팔봉주유소라는 곳에서 합니다. 친구형님이 운영하고 계신 곳이라, 무전취식을 하고 있는셈입니다.   ㅎㅎ 이곳은 바다도 지척이요, 감자로 유명한 경치좋은 팔봉산도 지척입니다. 깡촌은 아닙니다만, 주유소 주변을 밭과 얕으막한 산이 둘러싸고 있죠^^(혹여나 방문해주시는 분들 들러서 쉬었다 가십시오. ㅎㅎ 여기 블로그 이름대시면 할인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ㅎㅎ)

아무래도 간간히 반가운 손님을 만나뵐수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반 설레임 반의 기대감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