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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벌집에 머리를 쑤셔박고. 그날의 소풍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벌집에 머리를 쑤셔박고. 그날의 소풍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출처 : http://cafe408.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HzbC&fldid=32PU&contentval=000Ajzzzzzzzzzzzzzzzzzzzzzzzzz&nenc=&fenc=&q=%C1%D7%BF%B0&nil_profile=cafetop&nil_menu=sch_updw



때는 바야흐로 일천구백팔십칠년 올림픽을 한해 앞둔 증평의 어느 초등학교 가을소풍...
초등학교 6년.. 6학년때 수학여행 서울행을 제외하고 5번이상 소풍 코스로 잡히던 안골뒤산이라는 초등학교 단골 소풍터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oascane&logNo=40119357577&viewDate=¤tPage=1&listtyp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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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릴만도했지만, 김밥 도시락에 이번에는 기필코 보물을 찾고 말거라는 다짐과 함께. 그날의 소풍도 설레임과 함께한 행군으로 무탈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12829&PAGE_CD=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12829&PAGE_CD=

소풍의 로망 김밥과 보물찾기

산으로 소풍다녀본 분들 아시겠지만.  뒷산으로 소풍가서 마땅히 뭐 할일이 있겠습니까


행군으로 가는 데 한시간.
점심시간으로 한시간
장기자랑으로 두어시간.
보물찾기로 한시간.
그리고 자유시간 한시간
다시 행군으로 도착하는데. 한시간

노래한소절 제대로 못부르던 부끄럼 많이 타던 그때.. 보물찾기의 환상도 깨어지고  집에 가기 앞서 친구들과 마지막 여흥을 즐기는 자유시간 한시간.!!!

촌놈들 그 산골짜기에서도 즐겨 놀수 있는 재주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묘지에서 뒹굴거리는 놀이였습니다. 봉분이 높지는 않았지만, 봉분 위쪽으로 다듬어진 곳부터 봉분 아래쪽까지 경사진 곳을 이용해서 덤블링 하듯이 뒹굴뒹굴 하면서 밑쪽까지 내려가는 것이 즐길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너도나도 뒹굴뒹굴 하고 있던 와중에.. 어느순간. 뒹굴뒹굴이 정체되고 많은 친구들이 위쪽으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영문모르고 내 차례인가 보구나 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그와중에 같은반 어느 여자아이가 저를 밀어버렸습니다. 혼자 뒹구나, 밀어서 뒹굴어지나 데굴데굴은 매한가지..

"누가 밀었어 ㅎㅎㅎ"
하며서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데.

뭔가 주위에서 윙윙 거리기 시작합니다.
정신이 몽롱해지고
그때 들리던 목소리
"안달레 나와!!!!!"

출처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86yoyayoya&logNo=20041813926&parentCategoryNo=9&viewDate=¤tPage=1&listtype=0

이런 벌집에 머리를 푹 박아버렸습니다. 통증은 바로오지 않습니다. 잠깐 따끔거리는게 먼저입니다. 흑


상황파악이 더뎌지게 시작할 무렵. 뭔가 따끔거리던 머리에서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시작됩니다. 수십여초가 흐르고 정신을 조금 차려보니 윙윙거리며 내 머리를 공격하던 녀석들은  흔히 땡삐라고 부르던 땅벌이었습니다. 이녀석들은 꿀벌보다 더 작은 벌들로, 구멍이라는 구멍은 다 헤집고 들어가기로 유명한 녀석들이었습니다.

통증과 함께 주위를 둘러보니.. 내 다리 밑에는 땡삐 벌집이 나뒹굴어져 있엇고, 그제서야 헤롱한 정신상태에서 상황파악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그때, 체육 선생님께서 내려와서 절 끌고 올라갑니다. 체육선생님은 침착하게 절 앉히고 수건으로 하나하나 벌을 쳐내기 시작합니다. 정신없이 울던 차에 혓바닥에도 한방 쏘이고, 소풍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출처 : http://cafe408.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HzbC&fldid=32PU&contentval=000Ajzzzzzzzzzzzzzzzzzzzzzzzzz&nenc=&fenc=&q=%C1%D7%BF%B0&nil_profile=cafetop&nil_menu=sch_updw


급히 철수명령이 하달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차를 타고 가게되었지만, 가만히 있으면 이 통증이 더 심해집니다. 재미있는건 뛰면 통증이 어느정도 사라진다는 것인데, 해서  선생님은 저에게 친구 한명을 붙여주었습니다.

그친구와 저는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막 뛰어가는데 그 친구가 갑자기 저를 부르더니만 어깨를 딱 잡습니다
"안달레.. 위험해!!!"
그때까지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정신없이 달리고 있었는데.. 멈추고 정신을 차려보니.. 다리가 시작되는 지점, 다리쪽(증평 송산리 다리)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바로 다리 난간쪽 두어발만 더 디디면 다리아래로 떨어지는 곳까지 정신없이 달린것이었습니다. (죽을고비를 넘긴 것 치고는 좀 어이가 없습니다.)

그 친구의 도움으로 집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좀 지켜봐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으니, 어머님은 병원으로 저를 데려갔습니다. 다행이 알러지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병원 의사선생님은 주사한방 놔주시더니만

"다행입니다.. 약이 될겁니다 껄껄껄"

그렇게 다시 집으로와서 2-3시간 지난후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멀쩡해 졌습니다.

나중에 정신차리고 그날에 대해서 친구녀석들에게 물어보니.. 어떤 녀석하나가 벌집을 산소 밑에 갔다 두었고, 그걸 모르고 그 같은반 여학생은 저를 밀었고,  그 난리가 난것이었습니다. 그 난리통에 오히려 전 다행스럽게. 반나절만에 괜찮아졌지만,
땡삐의 특성상, 어떤 친구들은 코로 들어가고 어떤 친구들은 귀로 들어가고해서 더 심각한 친구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날 이후로 벌 노이르제가 생겼습니다. 지금도 벌만 주위에 오면 저도 모르게 앉아서 뻐꾹뻐꾹 거리고 있습니다. 이나이에 TT

그때를 회상해보면, 그 아픔에 몸서리가 쳐지다가도 막 울다가 혓바닥 까지 쏘인 제 모습이 살짝 우습기 까지 합니다. 문둥이가 나와서 어린애들 간지럽혀 죽이고 생간을 먹는다는 공포의 안골뒷산에서. 뜬금없이 벌떼의 습격을 받았던 그날 그 소풍의 기억은 죽을 때까지 잊혀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다들 벌조심하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