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

자취생들 밥상에 빠지지 않는 반찬 10가지.


올해로 출가(?)한지, 10년이 넘어가는 듯 싶습니다.  얹혀 살기도 해보고, 혼자 살기도 해보고, 같이 살기도 해보고, 그러면서 입을 거쳐간 수많은 반찬들, 돌이켜보면, 그닥 종류가 많지 않고, ㅋㅋ 다 거기서 거기인 싼 가격에 오래 먹을 수 있는 반찬들을 선호할수 밖에 없더군요.
학교 다닐때 선배들은 오죽하면, 선배가 밥사줄때는 토하고 와서라도 많이 먹어두라고, 가끔 결혼식장에 가기라도 하면, 전날 저녁까지 굶어가며, 배를 꽝꽝 채웠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늘 초라한 밥상에 희망을 안겨줬던 몇가지 반찬을 기억에서 꺼집어 내어 열거해봅니다. ㅎㅎ

1. 김




예전 엄니가 연탄불에 구워서 참기름 발라서 해주던 그 맛을 따라올수야 없겠지만서도, 자취생에게 김 한쪼가리면... 흠냐
근처 마트에서는 특정 종교의 바이블 이름을 딴 김이 많이도 팔렸던 기억이..

2. 깻잎



남쪽 지방 친구랑 함께 자취할때는 콩잎도 위와 같이 해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좀 억세긴 했지만, 콩잎도 먹다보니 나름 색다른 맛이 있었던 것같아요. 

3. 콩자반



시골에서 엄니가 밑반찬 싸주실때 빼놓지 않는 이녀석. 고소한 깨와 함께 씹히는 맛이 죽이죠. 흠...가끔 소주안주로.--(어울리지 않는건 알아요. 흠흠)

4.  멸치 볶음

출처 : ask.nate.com/qna/view.html%3Fn%3D8969998


큭.... 멸치의 가격이 만만치 않아요. 저기에 땅콩이라도 들어갈라치면. 큭... 이녀석의 단점은. 반찬으로 만들기도 전에 자칫 맥주안주로. 한방에 소멸될수도 있다는 것이죠. 흠흠... 비싼 멸치에 고추장까지.--

5. 쏘시지



출처 : http://blog.naver.com/kioryjung?Redirect=Log&logNo=40072856020


요사이 고급햄 소시지 들이 마트에 가면 많이도 보이지만 역시나 자취생들 최고의 히트상품은 녹색으로된 길죽한 야채 소시지 일겁니다. 그거 하나 사놓으면, 몇일을 조금씩 잘라가면서, 계란도 없이 그냥 후파이팬에 구어서 먹었던, 몇안되는 단백질 보충원 이었습니다. 간혹, 생으로 씹어먹는 친구라도 올라치면, 주먹이 ...

6. 후랑크(?)



초중때, 부유의 상징 프랑크 입니다. 빠알간 케쳡까지 들어간, 이 녀석이 얼마나 맛있게 보이던지, 나이가 제법들은 지금에 와서도 이녀석은 입맛에 제법 맞는 편입니다. 키득.. 슈퍼에 가면 요녀석이 20여개 들어간 1000원짜리 봉지가 있었습니다.
부티난 칼집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7. 장조림



가능한 엄청나게 짜게 만들어야 합니다. 초등학교 때 기억으로는 귀한 소고기 장조림 한조각으로 밥 두어공기 비워냈었습니다.-- 정말 짰어요. ㅎㅎ 손톱끄기만 베어 물어도,반찬이 되었으니까요. 요즘은 장조림도 통조림으로 나오는 세상.~~ 저염도 식단이 필요하신 분들은 접근 불가~~

8. 계란후라이



 아 예쁘다~~ 모양이 무슨 필요가 있겠어요. ㅎㅎ 계란이라면 자취생들 최고의 아이템, 계란후라이, 계란찜, 계란말이, 계란탕, 계란국 라면에도 계란, 쏘시지에도 계란. 결정적으로 저렴한 가격..-- 사랑한다.!!

9. 참치~~~




일인분에 몇만원씩 하는 참치회 당연히 아닙니다. ㅎㅎ마일드 참치로 대표되던, 담백한 참치 부터, 야채 참치, 고추장 참치까지.~ 군대에서도 고참들에게는 애호상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닥 참치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큰 캔 하나면, 그래도 몇일 반찬꺼리가 되니. 자취생들에게는 그만이죠. 근데 언젠가 부터, 참치의 가격이 많이 오른것 같아요. 안녕 참치!!

10. 김치


출처 : http://zupper.tistory.com/1083


사실 김치가 싸지는 않지만 비싼 가격에 늘 돈 쓰고 먹는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자취생들에게 냉장고에 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새로운 궁핍의 시작이요 눈풀린 하루하루의 시작을 의미하죠. 이젠 택배로라도 받아와야 하는 버릴수 없는 이 녀석. 신김치보다는 생김치가 좋았지만, 자취집에 김치냉장고를 상상조차 할수 있나요. 물론 그때는 김치냉장고도 없었지만, 땅파서 뭍을수도 없는 노릇, 시큼한 김치에 라면 두어개면. 출출한 자취생은 한끼정도 굶어도 하루를 살지요. ㅎㅎ


보우너어스~~~


출처 : http://blog.naver.com/rms5092/40063488800


냉동만두여요... 전자렌지가 있는 사치 자취생들에게는 전자렌지로 데우면 그만이겠지만, 저렴한 자취생들에겐, 후라이팬에 기름 둘둘 둘러 구워야죠.. 기억에 고X 만두 따라갈 만두가 없지 않았나 싶어요. 이거라도 한봉지 들고 오는 친구녀석은 소주한잔 따라주는게 아깝지 않죠. ㅎㅎ



제가 대학문을 나서던 순간이 청년 실업문제가 한참 폭발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지금 이시점은 정점에 오른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정점이 남은 것인지, 모호한 시점이긴 합니다만, 하나 확실한것은 지독한 이 실업문제로 인해서, 대학생활은 더 궁핍해지고, 제한되어지고, 자유의 상징, 자유의 터전, 자유로운 학문이 존재했던 대학이라는 공간은, 중학교 때부터 이어지는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지는 취업 공장의 연장선상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먹어서는 학생들이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감당할까 걱정이 됩니다. 더 잘먹고, 더 힘내서, 이 어려운 현실을 슬기롭게 헤쳐나갈수 있었으면 합니다.

좀 쌩뚱맞죠.잉.--


저중에 하나라도 밥상에 오른게 있으신분은 추천.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