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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ARS가 짜증나는 다섯가지 이유

요즘 이것저것 상담전화를 할일이 많이 생깁니다. 대부분 기술적인 문제이거나, 갓 바꾼 핸드폰으로 인한 자세한 요금문의에 관한 내용인데요, 간단한 내용 하나 물어보는데도 하다 보면 이만 저만 짜증 나는 것이 아닙니다. 경험을 통해서 짜증나는 내용 몇가지를 엮어봤습니다.

1. 상담원 연결은 늘 0번 아니면 9번이다.


 ARS를 도입한 이유는 기업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이겠죠. 그러다보니 가급적이면 상담원과의 통화보다는 기계적 안내멘트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고 그대로 끊어주기를 바랍니다. 아마 홈쇼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상담원 연결 때보다는 ARS 주문시 할인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그러다 보니 상담원 연결은 가급적이면 어렵게 해놓습니다. 아마 상담원 연결을 젤먼저 안내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직접 상담원과의 연결을 원할겁니다. 여러모로 ARS가 고객 입장에서는 답답함을 주기 때문이죠

2. 9번까지 이어지는 메뉴를 듣고 있다보면 정작 내가 눌러야 할 번호를 잊어버린다.

 첨 접하는 ARS 의 경우에 특히나 상담 내용이 모호할 경우 여러가지 항목중에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메뉴를 선택하고자 할겁니다. 그러다보면, 1번부터 주욱 이어지는 메뉴들을 어느정도는 기억을 해야하는데, 끝까지 다들었는데도 가장 적합한 메뉴가 없을때, 가장 근접한 메뉴를 선택을 해야합니다.  기억속에서 그나마 내가 원하는 근접 메뉴가 몇번인지 헤매가 됩니다. 결국 어느순간에는 찍기가 되어버리기도 하죠. 잘못 찍으면 다시 반복청취를 합니다. 무슨 어학용 학습 기기도 아니고.--

3. 인사도 좋지만 필요이상으로 멘트를 질질 끈다.

 "안녕하십니까 000 입니다. 저희 000에 연락주신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000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안내가 나가는 동안에는 ..................... 어짜구 저짜구"
 ARS 라고 다 무료도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건 빠르게 나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함인데, 인사도 좋고 하지만, 느릿느릿 기계적음성으로 시간을 때우는듯한 인상을 줘야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기다림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 짧은 몇초도 짜증날만 합니다. 게다가 실수해서 2-3번 거는 경우라면 더욱.
 보너스로.. 그 멘트가 들려오는 동안은 메뉴선택이 되질 않는다면 더더욱 말이죠.--
이런상황처럼 짜증나는 인사도 없을 겁니다.

4. 주민등록번호 다 입력하고 우물정이나 별표 누를때, 반대로 눌러서 취소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요즘 왠만한 상담 전화에 주민등록번호 입력은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거기다가 녹음하는 것까지 고객서비스차원이라면서 선택의 여지 없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다 치고, 사실 우물정이 더 많은지 별 버튼이 더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근데 이게 무의식적으로 눌러진다는 겁니다. 전 거의 우물정에 익숙해져 있어서, 습관적으로 누르게 되면 간혹 "취소되었습니다." 라는 절망적인 기계음을 듣게 됩니다. 게다가 통화할때 숫자키가 잘 먹지 않아 항상 번호 한개씩 빼먹는 기계를 가진 사람이 정말 열과 성을 다해 13자리 친절히 눌러줬는데 저런 기계음 들으면, 정말 기계를 던지고 싶어집니다.

에효~~~~ 출처 : http://rift.tistory.com/22



5. 어렵사리 찾은 상담원 연결을 눌렀는데,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이라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다.

 상담원 연결 메뉴를 찾았습니다. 드디어 낯익은 연결음이 들립니다. ARS 만 듣다 보면 이 통화연결음이 이렇게 반가울수도 없습니다. 한번 울립니다. 두번 울립니다. 어라 5-6번 울립니다. 그러다가 ARS O양의 멘트가 들립니다.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상담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달려 주시기 바랍니다" 하면서 그정도야 참아줄수 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지리한 기계음을 멀리하고 상큼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으니까요?
몇번 울리더니 또한번 ARS O양의 반복된 멘트가 들립니다. 내심 불안해 집니다.
 결국 세번쨰 ARS O양의 멘트는 "현재 사용자가 너무 많아 통화가 어려우니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공포의 "뚜우 뚜우"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이순간 어느회사건 정말 당장 쫓아가 상담원 분 얼굴을 마주보고 엉엉울면서 하소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정말 당황스러움을 넘어 화가 납니다.





ARS가 다 짜증나는 것은 아닐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단순하게 요금정도이거나, 한두가지 간단한 데이타 정도라면, 어쩌면 길게 대기시간을 갖고 인간 상담원이랑 통화를 기다르느니, 기계 상담원을 통해서 친절하게 안내받아도 될런지 모릅니다.
그러나 근자에 인터넷에서 많은것들이 기본조회가 되면서 전화로까지 확인하는 많은 사람들은 단순 데이타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나와있는 데이타에 대한 추가적인 질의라던가, 인터넷을 통해서 나와있는 정보에 대한 확인, 또는 항의 이런것들이 많을텐데요, 이런 분들에게는 아무래도 위 상황들이  몇 배는 더 짜증나는 상황이 될수도 있겠습니다.

ARS가 고객중심의 사고에서 도입된것은 분명 아닌것으로 보이지만, 요사이 마케팅 비용이나 고객관리 비용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쏟아붓는 것을 봤을때, ARS 가 고객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대상이 된다면, 역발상으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전화가 이루어지자 마자, "네네 OOO입니다."하는 인간 상담원으로 회귀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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